생각없이 해야 잘 되는 일 > 상처 나만 왜 아플까?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상처 나만 왜 아플까?

상처 나만 왜 아플까?

도움이 되는 상담사례

|
21-07-28 14:42

생각없이 해야 잘 되는 일

흐르는강물
조회 수 3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생각없이 해야 잘 되는 일

 

많은 고민과 고심 끝에 무엇을 한다든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의 장점과 단점을 열 가지씩 써 가면서 철저하게 분석을 하거나, 그 일을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이유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지는 등 어떤 목표든지 많은 '생각'을 거쳐 이행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물론 머리 아프게 많은 요소들을 따져가며 나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이요, 중요한 목표와 그렇지 않은 목표를 쳐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필수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만)을 ‘과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많은 요소를 고려하면 고려할수록, 예컨대 아침마다 운동하기로 했는데 비가 온다거나, 오늘 하루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는 등 하루에도 수없이 변화하는 상황적 요소들을 모두 고려하다보면 그 때 그 때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이 수도 없이 바뀌게 된다. 


“굳이 비 오는 날 운동을 할 필요는 없잖아? (오늘은 비가 와서, 내일은 추워서, 또 그 다음날은 너무 더워서, 햇빛이 너무 강렬해 등등) 지금 운동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클 것 같아. 운동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날씨, 장소, 나의 기분, 최신 워크아웃 패션 등)이 갖춰지면 그 때부터 해도 늦지 않아. 또 이성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하루 이틀 빠지는 게 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겠어. 지금 운동보다는 OO가 더 급한 일이고 OO를 하는 게 사실 더 합리적인 선택이야. 그러고 보면 운동 굳이 매일 해야 하나? 등교·출근 시간 동안 이미 충분히 걷고 있지 않나?” 같은 생각을 하다가 결국 오늘도 내일도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 병원이나 관공서 등에 누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내일 가지 뭐"와 같이 다른 목표들도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이유를 떠올리며 원래의 계획을 수십번 수정하다가 이젠 너무 늦었다며 결국은 하지 않게 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목표 자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나의 실제 계획이란 깃털같이 가벼운 성질을 갖고 있어서 내가 하는 생각의 수만큼 하루에도 몇 번씩 급변한다.  ‘지금 할까? 말까? 할까? 말까?’하고 가볍게 묻는 것만으로도 ‘하지 말자’와 ‘하자’ 사이를 휙휙 오가고, 보통 하기 싫은 이유는 언제나 산더미 같이 존재하므로 ‘하지 말자’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돌맹이와 바위의 싸움이랄까. ‘할까’와 ‘말까’ 사이에 싸움을 붙이는 시점에서 이미 후자가 반쯤 이긴 게임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뉴욕대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 등의 학자들은 한 번 하기로 했으면 더 이상 ‘생각하지 말고’ 그냥, 무조건 할 것을 추천한다. 예컨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아침에 일어나면 10분 산책한다거나, 지하철에서는 무조건 계단을 이용한다 등 정해진 상황이 되면 그냥 하는 행동 계획을 정해두는 것이다. 물론 실현가능한 내용이어야 한다. 달리기 초보가 갑자기 매일 아침마다 10km 달리기 같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시작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아침마다 헬스장에 가기로 했는데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이 문제라면 가급적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헬스장을 선택하거나, 원래 리듬이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아침보다는 다른 시간을 고르는 것도 좋다. 아침 식사로는 신선한 야채를 먹기로 했다면 샐러드 거리를 냉장고에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구비해 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 예컨대 학생들에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라도 집중해서 문제를 풀라고 말했을 때와, 그냥 계속해서 문제지에서 눈을 때지 말라고 말했을 때 갖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후자에서 더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최근 뉴욕대 연구자 티모시 발쉬타인(Timothy Valshtei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렇게 단순하고 생각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 액션 플랜들이 불면증에도 효과적이다. 자야 하는데 쉽게 잠에 들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은, 잠이 오지 않는 것 못지 않게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자기 싫다며 자러 가는 시간을 일부러 미뤄서 필요한만큼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취침 시간 미루기(bedtime procrastination)’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나 역시 왠지 오늘은(사실 대부분의 날) 일찍 자기 싫다며 몸은 잔뜩 피곤한데도 새벽 1시, 2시까지 열심히 취미활동을 해서 결국 잠이 달아나게 만들고, 그 결과 이제 진짜 늦었으니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즈음에는 쉽게 잠에 들지 못해서 새벽 4~5시까지 말똥말똥한 눈으로 뒤척이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등 수면위생을 실천해야겠다는 목표는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실천한 적은 별로 없었다. 


연구팀은 한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수면위생을 열심히 실천할 것을 다짐하게 만들었고, 다른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설정한 자야하는 시간이 되면 무조건 불을 끄고 휴대전화도 멀리 치워두고 잠이 오든 말든 눈을 감는다는 등의 액션 플랜(이런 상황이 되면 무조건 이렇게 한다)을 세우게 했다. 그 결과 후자에서 취침 시간 미루기가 더 감소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잠에 드는 등 불면증이 더 빨리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의 경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늦게까지 취미활동에 몰두하는 것이 문제여서 알람을 맞춰두기로 했다. 새벽 1시가 넘어가면 30분 단위로 잘 준비 해라, 불 꺼라, 누워라 같은 메시지가 오게끔 설정하려고 한다. 이렇게 특정 상황과 연결된 액션 플랜들은 익숙해지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습관’이 되기도 쉬우므로 실천해보려고 한다. 


생각해보면 삶의 많은 문제들이, 아주 큰 것이라고 해도 결국 그 해결은 작은 행동부터 시작되는 것이므로 대부분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컨데 건강에 이상이 생겨 걱정이 되는 경우, 지나친 걱정과 생각은 때로 역효과를 내므로 일단 지금 해야 하는 액션이 뭔지—우선 병원 예약, 진찰 받기,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 정리하기, 일찍 자기 등을 정리해 보는 것이 그 어떤 걱정보다도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의 문제들은 대체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작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해결이 어려워지며 내가 행동하는 것만큼 쉬워질 수 있다. 

 

 

출처 동아사이언스(박진영의 사회심리학)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 보기 ( 0개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처 나만 왜 아플까?

도움이 되는 상담사례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7 청년층 뒤덮은 상대적 박탈감 … ‘흙수저’들의 슬픈 자화상 흐르는강물 08-05 180
86 완벽이라는 허상 흐르는강물 06-02 162
85 나쁜 기억의 좋은 점 흐르는강물 05-24 211
84 좀 더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방법 흐르는강물 05-16 245
83 감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 흐르는강물 05-04 293
82 특별해야 사랑받을까 흐르는강물 04-23 249
81 자신을 피해자로만 인식하는 성향의 아이들 흐르는강물 04-16 345
80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판단하지 말아야 흐르는강물 04-05 274
79 부모의 양육 방식을 답습하고 있는가? 흐르는강물 03-29 269
78 나는 왜 힘들까? 흐르는강물 03-17 283
77 차 한잔이 가져오는 놀라운 변화 흐르는강물 03-07 267
76 진정한 이해 흐르는강물 02-18 263
75 관계와 소통이 어려운 진짜 이유_3 흐르는강물 02-07 291
74 변해야 할 건 자식이 아니라 부모다 흐르는강물 01-19 404
73 때를 놓치기 전에 불만을 토로하라 흐르는강물 01-10 314
72 상대방을 치유하는 사람의 7가지 특징 흐르는강물 12-30 428
71 ‘다음 세상’ 존재를 믿고 자살하는 사람들 흐르는강물 12-24 467
70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아들러식 셀프 코칭(1) 흐르는강물 12-15 312
69 긍정 심리학에 대한 7권의 책 흐르는강물 11-24 306
68 강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멈추는 방법 흐르는강물 11-13 329
67 부정성 편향: 어떻게 이용하고 극복할 것인가 흐르는강물 11-08 314
66 "척 보면 압니다”에 대한 시각심리학적 단편 흐르는강물 10-26 306
65 청소년 자해와 자살 흐르는강물 10-16 423
64 패션 심리학: 당신의 옷이 당신을 말해준다 흐르는강물 10-06 502
63 무기력증: 생각보다 많은 이가 오해하고 있는 무기력증의 진실 흐르는강물 09-28 379
62 존중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하는가 흐르는강물 09-18 465
61 분노의 심리학:분노하는 사람들이 숨기는 것 흐르는강물 09-13 544
60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로는 무엇이 있을까? 흐르는강물 09-06 356
59 잔인한 사람이 좋은 사람인 척 위장할 때 흐르는강물 08-23 451
58 코로나시대의 감정읽기 흐르는강물 08-18 352
57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흐르는강물 08-06 348
» 생각없이 해야 잘 되는 일 흐르는강물 07-28 339
55 좌절과 실망이 습관인 사람에게 흐르는강물 07-17 763
54 친구 간의 질투: 특성, 원인 및 행동 흐르는강물 07-10 700
53 강박증에 대하여 흐르는강물 07-02 458
52 성인 자녀를 심리적으로 학대하는 부모 흐르는강물 06-30 911
51 알렉스 쿠소의 ‘내 안에 내가 있다’ 흐르는강물 06-19 344
50 통제감 환상, 의지력처럼 보이는 잘 포장된 객기 흐르는강물 06-11 352
49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모의 6가지 특징 흐르는강물 06-07 632
48 저는 제 가족이 불편한데요 흐르는강물 05-31 562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

작은씨앗 작은씨앗 054-***-5252 wo215@nate.com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39 영원빌딩 201호 /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길174번길 10(덕장리 803)
대표 : 이성우 고유번호 : 506-82-11544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성우

Copyright © smallseed.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