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강고(康誥)’에선 형벌을 경계하면서, 부모에게 불효한 것과 형제간에 우애가 없는 것을 가장 크고 나쁜 일로 보았다. 불효자와 우애가 없는 자에게 경계하기를 ‘법에 따라 처리하고 용서하지 말라’고 하였다. 오늘날 불효에 대한 형벌은 폐지됐고,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백성들이 한마디라도 심기를 거스르면 모두 불충(不忠)의 죄목으로 처벌하지만, 불충한 자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만약 불효의 형벌을 다시 밝혀 근본을 닦는다면 불충한 자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다산은 모든 죄의 근원은 바로 효도를 하지 않는 불효에 있다고 보았다. 효의 도리가 온 나라에 바로 서면 모든 죄악이 근절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늘날 부모에 대한 불효는 법의 관점보다 인륜(人倫)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어지간한 패륜이 아닌 다음에는 형벌에 적용되는 경우도 드물다. 물론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법보다 인륜이 더 무겁고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법은 죄를 벌하는 것이지만 인륜은 사람답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다.
조윤제 (인문고전연구가)
출처 농민신문ⓒ 농민신문 & 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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