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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6 17:51

외래어가 몰려온다

흐르는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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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한복’, ‘오빠’, ‘삼겹살’, ‘먹방’ 등 우리말 26개가 세계적 권위를 가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최근 새로 등재됐다. 심지어 ‘파이팅’, ‘콩글리시’와 같은 단어들까지 함께 포함됐다. 한류를 타고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우리말은 요즘 몰려오는 외래어들로 심각한 수난을 당하고 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언어도 지키고 소중히 하지 않으면 금세 오염되고 그 빛을 잃게 된다. 그런 정도가 심해지면 외면을 당하게 되고 결국 언젠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우리말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얼마 전 TV에서 대화 중 외래어가 하나라도 포함된 말을 하면 벌칙을 당하는 게임을 본 적이 있다. 놀랍게도 결과는 참가자들 대부분이 벌칙을 피해 가지 못했다. 하는 말마다 어떤 식이든 영어 등 외래어들이 한두 개씩 포함되어 있었다. 그 수가 하도 많아 열거가 불가능하다.

하루하루 수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이름이나 개념, 의미어들이 영어식 표현 그대로 수입되고 사용된다. 예전에는 그런 말들을 적절한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도 보였으나 요즘은 그런 것도 별로 안 보이는 느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말은 외래어들로 급속도로 오염되고 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황이 세계를 휩쓸면서 외래어들의 남발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진단키트’, ‘펜데믹’, ‘코호트 격리’, ‘슈퍼 전파자’, ‘언텍트’, ‘드라이브 스루’, ‘부스터 샷’ 등 헤아릴 수도 없다. 여기에다 백신 이름들마저 한두 개가 아니니 외래어로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일상 언어에서 외래어들이 남발되기는 이미 오래전이지만 최근에는 간판이나 상호, 회사명 등에는 외래어가 거의 필수처럼 사용된다. 특히, 아파트나 빌딩의 이름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어는 고급스럽다는 일부의 그릇된 인식이 확산되면서 심지어 아파트는 이름을 외국어로 지어야 분양도 훨씬 더 잘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고상함을 더한다는 뜻에서 영어뿐만 아니라 불어나 독어, 이태리어는 물론 라틴어 같은 말도 무분별하게 내걸어 혼란이 더하다.

외래어를 순화하는 데 앞장서야 할 정부나 자치단체, 공공기관들은 물론 각종 미디어들마저 외래어를 남발해 이런 현상을 오히려 더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특히, SNS 사용이 급증하면서 황당무계한 줄임말이나 신조어들까지 수없이 생겨나고 빠르게 확산된다. 우리말이나 외래들을 일부러 비틀거나 왜곡한 갖가지 비속어와 은어들도 마구 쏟아져 나와 세대 간에 소통마저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500년 사이 영향력이 큰 주요한 몇몇 언어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언어도 영향력이 강한 쪽이 약한 쪽을 잠식하고 그것이 누적되면 잠식당한 언어는 결국 소멸한다는 것이다. 논밭을 묵히게 되면 금세 무성한 잡초밭이나 황무지로 변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언어는 그 속도가 더 빠르다.

한글이 만들어진 지 600년이 되어 가는 사이 우리는 중국과 일본, 미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우리말도 심각한 도전과 위협을 받아왔다. 그 속에서도 우리는 소중한 우리말을 오늘까지 굳건히 지켜왔다.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급변해가는 오늘 한글은 이제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한글은 범람하는 외래어와 비속어, 은어들로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다. 이것을 제때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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