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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18 09:42

치유적 시 읽기, 생각보다 효능 좋아

흐르는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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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적 시 읽기, 생각보다 효능 좋아

     

                                                      

시가 우리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자신을 뒤돌아보고 성찰하는데 시만큼 좋은 마음 수련법은 없을 것이다. 내면을 성찰하고 일상적인 삶의 애환을 담백하게 담아내는 시, 시는 과연 현실에 있어서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맨 먼저 감정적인 수용과 공감을 토대로 감상해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작가의 출생 배경, 작가의 가치관, 작가가 속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시는 작가의 경험과 작가의 삶이 반영되어서 결국 감정이입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서는 시를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시를 감상할 때 시에 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 문학예술 치유를 말하면서 자본주의 논리를 이야기하는 자체가 모순이지만 일단 시는 경제적이다. 시집 보다 더 싼 책이나 영화는 없으니 말이다.

 

 

짧은 시간에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능동적으로 치유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詩다. 하지만 일부 독자들은 대부분의 모든 시들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집을 읽는 내내 난해하다고 여기는 것을 물론, 시집의 뒤편에 실린 비평가의 해설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절망하게 된다. 해설은 정답이 아니다. 해설을 맹신해서도 안 된다. 시로 치유를 받고 싶다면 독자 자신의 마음의 눈으로 시를 읽어야 한다.

 

 

일상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든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가슴 한켠에 서걱이는 바람이 스치는 날, 시를 만난다면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위로의 말들에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릴 것이다. 현대인들은 심리적 허기를 느끼며 살아가지만 정작 그 원인을 알지 못하고 치유하지 못한 채 병든 마음으로 살아간다. 이럴 때 한 편의 시가 건네는 메시지에 어둡고 우울한 내면의 세계가 위로를 받기도 한다. 시가 보내는 목소리가 깊은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시 한편 읽고 치유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시의 말을 듣는 것이다. 즉 시인이 하는 말을 수동적으로 듣고 이해하기보다는 독자가 주체가 되어 작품이 하는 말을 능동적으로 듣는 것이다. 시는 불안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독자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치유의 언어를 마련하여 독자들이 시를 통해 인생의 참된 가치와 진정한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잃는 게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게 있기 마련이다.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그 시간들을 어떻게 유용하게 보낼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넉넉해진 시간동안 시를 읽는데 할애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시에 빠져들면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증에서도 벗어나고 이 어려운 현실적 상황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그럼 위안이 되는 좋은 시 한편 감상을 해 보자.

 

 

‘이십년 넘게 벽 같은 남자와 살았다./ 어둡고 딱딱한 벽을 위태롭게 쾅쾅 쳐왔다./ 벽을 치면 소리 대신 피가 났다./ 피가 날 적마다 벽은 멈추지 않고/ 더 벽이 되었다./ 커튼을 쳐도/ 벽은 커튼 속에서도 자랐다./ 깊은 밤,/ 책과 놀다 쓰러진 잠에서 언뜻 깨보면/ 나는 벽과 뒤엉켜 있었다./ 어느새 벽 속을 파고/ 내가 대못처럼 들어가 있었다./ 눈도 코도 입도 숨도 벽 속에서 막혔다./ 요즘 밤마다 내가 박혀 있던 자리에서/ 우수수 돌가루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벽의 영혼이 마르는 슬픈 소리가 들린다./ 더 이상 벽을 때릴 수 없는 예감이 든다./ 나는 벽의 폐허였다./ 그 벽에 머리를 오래 처박고 /식은 땀 흘리는 나는 녹슨 대못이었다./ <벽과의 동침> 詩 최문자 (김은우시인)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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