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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7 21:06

‘지옥’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

흐르는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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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의 계주봉을 이어받은 연상호 감독의 드라마 <지옥>이 11월20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 공개된 직후 전세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연상호는 영화 <부산행(2016년)>으로 국내에서 1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검증된 감독이다.

<지옥>은 6부작으로 구성됐다. 죄를 지은 사람 앞에 천사의 영상이 나타나 ‘모월 모일 모시에 너는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전한다. 고지한 시간에 맞춰 저승사자가 실제로 나타나 해당 인물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자 전국이 공포의 도가니에 빠진다. 신흥 종교단체 새진리회를 이끄는 정진수(유아인) 의장은 이 상황을 두고 혼탁한 사회를 정화하려는 신의 계시라며 대중을 현혹한다. 고지를 받은 이들은 죄인이라는 낙인이 찍혀 죽어서도 자신 때문에 가족이 고통을 받는 게 두렵기만 하다. 이 세상 티 없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진대 왜 자신만 신의 고지를 받아 지옥에 가야 하는지 이유를 따로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하고 억울할 수밖에.

<지옥>은 첫화 시작 지점에서 대낮 도심 한복판에 저승사자로 불리는 괴생물체가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시선을 확 끈다. <지옥>을 괴생물체가 등장하는 ‘크리처 영화’나 신체 훼손이 빈번한 공포물로 한정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단순하게 잔인한 장면으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볼거리는 물론 생각할 거리까지 제공하는 한국 영화의 흐름은 이제 영화의 보편적인 언어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기생충(2019년)>은 말할 것도 없고, <지옥>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 <킹덤> 등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 국가에서 시청할 수 있는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옥>의 마지막 대사는 “인간 세상 일은 인간들이 해결해야 하지요”다. ‘보통 사람’을 대표하는 택시 기사의 입을 빌린 대사는 <지옥>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다. 천사의 지옥행 고지와 이를 시행하는 저승사자로 사회는 혼란에 빠지지만, 신의 계시 운운하며 공포심을 극단적으로 조장해 지옥과 같은 현실을 만든 건 정진수와 같은 인간이다.

여기서 천사와 저승사자의 존재를 지우면 지극히 현실적인 풍경이다. 특정 종교 혹은 교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광신도의 존재, 사회를 바로 세우겠다며 자신만의 정의를 앞세워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법을 넘어 처벌을 감행하는 자경단의 행태, 이에 동조하는 세력과 여론 등은 <지옥>이 반영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영웅이 사건을 해결하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평범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래서일까. 미국식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한국 영화를 보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기 마련이다. <지옥>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전세계에서도 통용되는 이유다.

 

 

 

출처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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