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살던 집이 있을까
네가 돌아와 차고 문을 열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네가 운전하며 달리던 가로수 길이 거기 있을까
네가 없어도 바다로 내려가던 하얀 언덕길이 거기 있을까
바람처럼 스쳐간 흑인 소년의 자전거 바큇살이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을까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아침마다 작은 갯벌에 오던 바닷새들이 거기 있을까.
<감상> 헌팅턴비치는 이어령의 딸 이민아 목사가 생전 거주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도시이다.
먼저 떠난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무치는 그리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부모가 자식을 먼저 보내는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이 세상에 없다.”라며
“딸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고 나니 가장 아쉬운 게 뭔 줄 아나? ‘살아 있을 때 그 말을 해줄걸’이야.
그때 미안하다고 할걸, 그때 고맙다고 할걸. 지금도 보면 눈물이 핑 도는 것은 죽음이나 슬픔이 아니라네.
그때 그 말을 못 한 거야.”라고 고백한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도 지난 2월 세상을 떠났다.
“네가 간 길을 지금 내가 간다. 그곳은 아마도 너도 나도 모르는 영혼의 길일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것이지 우리 것이 아니다.”라는 마지막 서문을 남기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시인 김현욱>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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