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0으로 집을 지으라고 하면
동그란 지붕을 얹을 거야
눈이 내려서 쌓이면
동그란 모자를 쓴 것 같겠지?
나에게 0으로 집을 지으라고 하면
동그란 창문을 달 거야
동그랗게 들어오는
햇빛 손님을 맞이해야지
나에게 0으로 집으로 지으라고 하면
동그란 벽거울 뒤에
동그란 그림자 통로를 만들 거야
강아지와 놀 때 그 속으로 들어가야지
나에게 0으로 집을 지으라고 하면
그 다락방엔 비밀을 넣어둬야지
단어의 비밀을
<감상>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많다. 조손가정,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장, 재소자 가정 등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단어의 여왕>(신소영, 비룡소)의 주인공 소녀도 어느 날 갑자기 아빠와 함께 고시원에서 살게 된다. 소녀는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의 전단에 적힌 수많은 숫자 0을 보고 ‘0과 집’이라는 시를 쓴다. 지붕, 창문, 벽거울, 다락방이 있는 집에 살고 싶은 소망을 담아.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으면 다른 아이도 잘 돌봐야 한다. 내 아이가 소중하면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우리 아이들은 같은 세상을 살아간다. 네 아이가 내 아이다. 너나들이로 함께 행복한 어린이날이 되기를. <시인 김현욱>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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