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허호석
척박한 삶을 등에 지고
가장의 멍에를 등에 지고
자갈밭에서 새날을 일구시던 아버지
산처럼 늘 그자리에 계시며
세상만사 헛기침 몇 번으로 날리셨습니다
처마 끝에 새 하늘을 걸어두고
바람 잘 날 없는 세월을 갈아엎던 이랑은
거룩한 주름살로 남았습니다
가난을 지고도 평생을 하루같이
청청한 소나무로 하늘을 받드신 아버지
그런 것들 다 속으로 삭히시며
참 삶의 근본을 묵묵히 행하시던 뜻 받드오나
그에 미치지 못함을 어찌합니까
나를 닮지 말라시던 아버지
투박한 손으로 미열을 짚어내시던
그 흙손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안 출생, 1981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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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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