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
- 이채민
누구의 가슴에 뜨겁게 안겨본 적 있던가
누구의 머리에 공손히 꽂혀본 적 있던가
한 아름 꽃다발이 되어
뼈가 시리도록 그리운 창가에 닿아본 적 있던가
그림자 길어지는 유월의 풀숲에서
초록의 향기로 날아본 적 없지만
허리가 꺾이는 초조와 불안을 알지 못하는
평화로운 그들만의 세상
젊어야만 피는 것이 아니라고
예뻐야만 꽃이 아니라고
하늘 향해
옹골지게 주먹질하고 있는 저 꽃
*자신의 모습에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열등감이 아이를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아이는 마음의 허기를
달고 기름진 음식으로 채우느라 몸이 부풀어진 상태였습니다.
올 해 스무살, 대학생이 되고 넓은 세상으로 나간 아이.
아이는 이제 '하늘 향해 옹골지게 주먹질하고 있는 파꽃'처럼 당당합니다.
그동안 아이가 헤쳐나온 열등감의 풀숲을 떠올려 보는 날입니다.
그리고 당당한 파꽃으로 피어날 수 있어 많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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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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