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강 1 > 문학 마음을 포개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문학 마음을 포개다

문학 마음을 포개다

마음을 보듬는 글들을 소개합니다

|
19-10-07 09:45

우화의 강 1

라벤더
조회 수 30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우화의 강1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느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유럽의 한 도시에서 한 달을 살고 돌아온 친구는 나라 밖을 나가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는지 실감이 났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자유자재로 되지 않아 기다려야 하고 찾아가야 하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친구는

너무 빠르게 달렸던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았다고 하네요

마음만 먹으면 휴대폰을 잡은 손가락으로 각종 포털을 검색하고 무수한 세상사람들과 관계망을 만들 수 있는 지금,

마종기 시인이 들려주는 만남과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시간과 마음을 충분히 들이고 공을 들여 살려가는 만남. 그 아날로그적인 진정성이 그리워지는 가을입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 보기 ( 0개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문학 마음을 포개다

마음을 보듬는 글들을 소개합니다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 내가 나의 감옥이다 내가 나의 감옥이다 유안진한눈팔고 사... 바람머리 08-28 482
23 관계 관계 정채원 뭉그러진 복숭아를 골... 바람머리 08-21 397
22 농담 농담 ​이문재문득 아름다운 것과 ... 바람머리 08-16 321
21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하늘나... 바람머리 08-09 337
20 인생은 운명이라 하셨지만 인생은 운명이라 하셨지만- 미지의 독... 바람머리 08-04 324
19 타령조調 타령조 서숙희무에 그리 째지게 큰 ... 바람머리 07-25 305
18 멀리서 빈다 멀리서 빈다 - 나태주어딘가 내가 모... 라벤더 11-06 355
» 우화의 강 1 우화의 강1- 마종기사람이 사람을 만... 라벤더 10-07 309
16 희망은 날개 달린 것 희망은 날개 달린 것 - 에밀리 디킨... 라벤더 08-11 326
15 파꽃 파꽃 - 이채민누구의 가슴에 뜨겁게 ... 라벤더 07-22 292
14 답변글 Re: 파꽃 아이는 마음의 허기를달고 기름진 음식... 작은씨앗 07-22 220
13 오늘 하루 오늘 하루 - 도종환햇볕 한 줌 앞에... 라벤더 06-28 246
12 채소밭 가에서 채소밭 가에서 - 김수영기운을 주라 ... 라벤더 06-14 353
11 골목 안 골목 안 - 조은실종된 아들의 시신을... 라벤더 05-30 302
10 눈을 보고 말해요 눈을 보고 말해요 - 박준휴대전화를 ... 라벤더 05-18 330
9 자살하는 이에게 바치는 시 자살하는 이에게 바치는 시 - 정호승... 1 인기글 라벤더 05-08 1648
8 의자 의자 - 이정록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라벤더 04-22 293
7 답변글 Re: 의자 나이 먹어감에 누군가의 의자가 되고 ... 작은씨앗 04-27 350
6 방문객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라벤더 04-10 255
5 언젠가는 언젠가는 - 조은내 삶이 얼마 남지 ... 라벤더 03-25 330
4 가재미 가재미 _ 문태준김천의료원 6인실 ... 라벤더 03-20 374
3 비스듬히 비스듬히 - 정현종생명은 그래요어디... 라벤더 03-10 281
2 흘러넘치다 흘러넘치다_ 이재무어릴 적 시골집에는... 라벤더 03-06 783
1 산속에서 산속에서 - 나희덕길을 잃어보지 않은... 라벤더 02-22 34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

작은씨앗 작은씨앗 054-248-5252 wo215@nate.com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39 영원빌딩 201호 /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길174번길 10(덕장리 803)
대표 : 이성우 고유번호 : 506-82-11544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성우

Copyright © smallseed.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