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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6 10:44

멀리서 빈다

라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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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된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근래 한 모임에서 손편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모임 멤버 거의가 휴대폰을 손에 든 이후로 손편지를 잘 안쓰게 된다면서도

손편지가 주는 정서적 효과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멀리서 빈다'는 손편지의 절절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구체적 단 한 사람의 존재를 확인해 주는 것,  나의 존재를 더불어 확인 하는 것,

그리고 진심어린 안부를 물어주는 것,

관계의 출발이자 귀결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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