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정채원
뭉그러진 복숭아를 골라 낸다
저마다 단단한 씨앗을 아집처럼 품고도
가슴 부빈 자리마다 단물이 흥건하다
서로 밀착된 만큼 깊이 멍드는
사이를 조금씩 벌려 놓는다
너와 나 너무 가까워
그 누구도 끼여들지 못하는 사이
나는 네 그늘에 가려
너는 내 솜털가시에 찔려
소리 없이 신음하고 있었으리라
그 동안, 몇 번의 천둥이 울고 비바람이 쳤는가
무너진 봉분 위에 복사꽃 지듯
가슴엔 붉은 기억 흩어져 있다
어미의 젖꼭지를 문 신생아처럼
진한 초유의 젖냄새 온몸에 퍼져 나가던 시절
초산의 젖몸살에 눈물 흘리던 시절은 이미
늙은 어미의 뭉그러진 젖무덤이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흠 없는 영혼으로 남을 수는 없을까
몇 발짝 떨어져 서로를 바다다본다
너와 나 사이로 빠져 나가는 바람이
아직
단단한 추억의 개수를 헤아린다
어디선가 뽀얀 젖냄새 실어 오는 바람 속
허공에 기댄 生이 너를 향해 기우뚱
가슴 잠시 탱탱해진다
삶의 기둥은 자신이어야 한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실체를 찾으려는 삶은 자칫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타인을 기둥삼아 기대고 있다가 그 기둥이
무너지기라도하면 어땋게 되겠는가? 어떤 관계이든지 서로 기대지 않고 사람을 대해야 즐겁고 편안한 법이다.
서로 상처 주지 않을 만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출처시가 마음을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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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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