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내리고,
숲은 말없이 잠드나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고요했던 내 마음은 작은 바람에, 조각 구름에 흔들린다. 분명 깊게 확신하고 있던 것 같은데, 남의 말 한 마디에도 마음이 요동치고 만다. 하지만 흔들리는 것은 틀린 게 아니다. 매일 밤 나는 별과 숲을 보며 다시 잠잠해진다. 내일 또 흔들리더라도 상관없다. 어쩌면 매일 물결 치다가 고요해지기를 반복하는 내 마음의 호수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밤마다 덮는 꿈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던 백조가 오는 날 포근하게 안을 수 있도록 아주 깊은 품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출처 행복한 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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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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