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에 타고르
김 완하
하던 일 모두 뒤로 미루고
잠시 당신 곁에 앉아 있고 싶습니다
잠시 동안 당신을 못 보아도
마음에는 안식 이미 사라져 버리고
고뇌의 바다에서 내 하는 일
모두 끝없는 번민이 되고 맙니다.
불만스러운 낮 여름이 한숨 쉬며
오늘 창가에 와 머물러 있습니다.
꽃 핀 나뭇가지 사이사이에서
꿀벌들이 잉잉 노래하고 있습니다.
임이여 어서 당신과 마주 앉아
목숨 바칠 노래를 부르렵니다.
신비스러운 침묵 속에 가득 싸인
이 한가로운 시간 속에서.
잠시 당신 곁에 앉으면 이 불만스럽고 괴로운 여름 한낮도 신비스러운 침묵 속일 뿐. 나는 묵은 껍데기를 벗고 평화 가득해 한가로운 시간으로 부화합니다. 잠시라도 당신 곁에 앉기만 한다면. 당신이여 저는 진정 그렇습니다. 당신으로 하여금 저는 비로소 숨을 쉬는 것입니다. 당신은 저의 생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등대. 그 무엇도 이겨내는 철갑옷입니다. 그 어떤 시련이 와도 그것조차 넘어서는 금빛 수레입니다. 어둠 속에서도 당신을 생각하면 나의 뱃길은 아주 환한 아침. 언제나 뱃고동 울리며 나아가는 힘찬 첫 길입니다. 그러나 잠시만 당신을 보지 못 하면 내 마음의 안식은 사라지고. 세상은 캄캄한 고뇌의 바다 끝없는 번민뿐입니다.
당신이시여. 지금은 봄이 가고 어느새 여름 한창 몰려오는 때. 저는 당신과 마주 앉아 목숨 바칠 노래를 온몸으로 부르려 합니다. 저의 이 절박한 기다림 앞에 당신이 어서 와야 합니다. 당신 빨리 오셔야 합니다. 지금은 여름 꽃 핀 나뭇가지 사이마다 꿀벌들 잉잉거리고. 그대에게 바칠 꿀을 모으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꽃나무 아래 앉아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꽃나무 가지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하늘은 당신의 미소처럼 포근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시인·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출처: 저작권자ⓒ대전일보사]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16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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