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도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두 해 전 집안의 어른이 내시경을 예약한 한 개인병원에 동행한 적이 있는데 들어서는 입구에 이 시가 표구로 걸려 있었습니다.
검사를 앞둔 예약자의 입장에서 내원한 병원에서의 대기상황은 초조나 불안, 염려를 동반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 날은 이 시가 그 대기하는 마음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를 걸어둘 수 있는 병원이라면 그래도 믿을만하겠다는 선심이 절로 생기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정말이지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가요?
병원 의사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새학기 아이들을 맞이하는 학교 현장이나 상담현장에서 이 어마어마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어머어마한 일생이 오는 것임을 간과한 채 함부로 규정하고 판단하고 때론 차단하고 외면합니다.
새봄, 환대의 순간들이 더 잦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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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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