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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음을 포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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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0 10:58

첫사랑

흐르는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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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고재종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어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2004作 '쪽빛 문장' 中)

 

 

<감상>

말과 말들 사이에 기억들이 가슴을 저미어 온다

상대를 향해 한없이 퍼붓는 눈발의 순수,

자신의 삶마저 태우는 여과 없는 열정,

1~3연은 그러한 눈꽃의 서투르지만

 

그것이야말로 말그대로 사랑인 첫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연이 노래하고 있는 건

눈꽃의 사랑에 대한 가지의 뒤늦은 알아차림

그 뼈아픈 깨달음,

상처

나도 몰랐던 나의 첫사랑

이제는 다시 다가설 수 없이 멀어진 그 사람,

그날의 기억

또다른 겨울 눈발이 되어

한 잎,

그리고 또 한 잎

이곳에 흩날리는 그 첫사랑

시를 읽는 내내 <러브레터>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출처 (블로그 아름다운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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