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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7 16:58

빗소리 듣는 저녁

흐르는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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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듣는 저녁

 

                                              김석이

 

차창에 부딪쳐서 주르륵 무너지는

묵언의 흐느낌이 더 크게 다가와서

눈으로 듣는 절규를 마음속에 가둔다

 

이미 다 젖어버려 흥건한 바깥인데

축축한 그 목소리 안으로 파고들어

아둔한 오감 깨우며 얼룩을 씻어낸다

 

 

입춘과 우수를 훌쩍 넘기고 경칩을 향하는 요즘 가뭄 소식이 심상치 않다. 자연은 언제나 성스러움과 두려움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옛날 가뭄이 들면 왕들이 몸소 기우제를 지냈다. 왕들도 얼마나 괴로웠을까 짐작이 간다. 그들 역시 남들 말하는 슈퍼맨과 영웅이 아니라 같은 인간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사회의 제도이든 암묵적 관습이든 적어도 세상살이에 대한 염치는 있었다.

 

 봄 가뭄에 단비는 말라버린 땅을 적시는 정화의식이자 생명이다. 먹고사는 일상의 가뭄은 절규하는 돈가뭄으로 아우성이다. 달리는 ‘차창에 부딪히는 빗방울’은 더 이상 팔자 좋은 사람들만이 누리던 천상의 소리가 아닌 고된 세상살이의 ‘절규’로 재현된다. 뒤틀린 정형과 비정형의 질서를 ‘젖은’ 묵언을 통해 자신을 위로한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니지만 평범했던 세상살이의 ‘얼룩을 씻어내’는 ‘비의 정화를 조용히 기다린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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