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는 하수에게 배운다
※공자천주(孔子穿珠)=공자가 시골 아낙에게서 배운 지혜로 구슬을 꿰다. 천하의 공자도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에게나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누구에게든 가르치려고 든다. 하수에게도 배우는 사람이야말로 고수다.
“내 귀가 나를 만들었다.”
정복자 칭기즈칸의 말이다. 그는 배운 게 없어 자기 이름조차 쓸 줄 몰랐다. 하지만 항상 귀를 열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견문을 넓혀 제국의 황제가 될 수 있었다.
배움은 교실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수는 늘 귀를 열어놓고 누구에게든 배운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공자는 일곱 살짜리 꼬마를 스승으로 삼기도 했다.
공자와 제자 일행이 수레를 타고 가는데 길 한복판에서 꼬마들이 흙으로 성 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마부가 길을 비키라고 외치니 꼬마들이 일제히 몸을 피했는데, 웬 꼬마 하나만은 그 자리에 떡 버티고 서서 당당하게 말했다.
“수레가 성을 비켜야지, 어떻게 성이 수레를 비킨다는 말입니까?”
하도 대견해서 공자가 수레에서 내려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고, 나이가 몇 살이냐?”
“제 이름은 항탁(項橐)이고, 나이는 일곱 살이옵니다.”
이번에는 그 꼬마가 공자에게 당돌하게 물었다.
“선생님께 여쭙겠습니다. 물고기가 살지 않는 물은 무엇입니까? 또 연기가 나지 않는 불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나뭇잎 없는 나무와 줄기가 없는 꽃은 무엇입니까?”
공자가 귀찮아하지 않고 찬찬히 가르쳐줬다.
“물에는 물고기가 살고, 불을 피우면 연기가 나는 법이다. 나뭇잎이 없으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며, 줄기가 없으면 꽃이 피지 못하는 게 자연의 이치란다.”
꼬마가 씩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네요. 우물 속의 물에 어디 물고기가 삽니까? 반딧불도 불이지만 어디 연기가 납니까? 고목나무는 나뭇잎이 없어도 다들 나무라고 부르지요. 또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송이에는 줄기가 없지 않습니까?”
감탄한 공자가 말했다.
“참으로 비범한 소년이로다. 나이는 어리지만 너는 내 스승이구나!”
일곱 살짜리 꼬마에게 공자가 한 수 배웠다. 배움은 위로부터만 오는 게 아니다. 마음을 열면 아랫사람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공자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말했다. 아랫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공자는 일곱 살짜리 소년만을 스승으로 삼은 게 아니다. 배움을 얻기 위해서라면 미천한 시골 아낙네에게 묻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출처 글로벌 인터넷신문 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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