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촉서풍(玉薥西風)- 아만을 버리고 참 나를 돌아보다 | |||||||
禿柳一株屋數椽(독류일주옥수연) 두어 칸 초가집에 잎 떨어진 버들 한 그루 | |||||||
翁婆白髮兩蕭然(옹파백발양소연) 노부부의 흰 머리털 둘 다 쓸쓸하구나 | |||||||
未過三尺溪邊路(미과삼척계변로) 석 자도 되지 않는 시냇가 길가에서 | |||||||
玉薥西風七十年(옥촉서풍칠십년) 옥수수 갈바람에 칠십년을 보냈네 | |||||||
추사 김정희(1786년-1856년) | |||||||
추사가 만년에 북청 유배에서 풀려 강원도 어느 시골집에서 지은시이다. | |||||||
유배에서 풀려 강원도 옥수수 밭으로 둘린 어느 시골집에 도착하여 | |||||||
물 한잔을 얻어 먹으려 들어갔다. | |||||||
초가집 마루에서 칠십이 다된 부부가 웃으며 이야기꽃이 한창인지라 | |||||||
“여보시오 노인! 올해 나이가 몇이우?” | |||||||
“일흔 입지요.” “서울은 가보았소?” | |||||||
“웬걸인겁쇼. 관청에도 못 들어가 보았습니다.” | |||||||
“그래 이 산골에서 무얼 자시고 사우?” | |||||||
“옥수수를 먹고 삽니다” | |||||||
순간 추사는 마음이 아스라해진다. | |||||||
삶의 순수한 기쁨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 |||||||
한 세상을 발아래 둔 극과 극의 날도 있었다. | |||||||
세상이 알아준다 하는 벼설아치도 눈에 차지 않았다. | |||||||
그는 이때 깨우친다. | |||||||
늙고 병들어 가을 바람에 지친 발걸음을 채촉하는 자신과 | |||||||
서울 구경 한번 못하고, 관청 문 앞에도 못 가보고 비록 | |||||||
옥수수로 세 끼 배를 채워도 그들의 얼굴엔 시름의 그늘이 없고 | |||||||
행복해 보였다는 것을.... | |||||||
지금 우리는 어디서 무엇으로 파랑새를 찾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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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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