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도 출,퇴근을 한다. 해가 뜨면 일하러 나가고 해가 지면 모두 줄지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 |||||||
그런데 가끔 퇴근 대열을 이탈해 근처 풀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녀석이 있다. 올라가는 줄기 | |||||||
끝이나 이파리 끝을 꽉 물고 대롱대롱 매달린다. 짜릿한 스릴을 즐기는 자기 나름의 취미 활동 | |||||||
일까요? 그럴리가 없습니다. 집단생활을 하는 개미에게 혼자 있는 건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고 | |||||||
지나가는 초식동물들에게 풀과 함께 먹힐 가능성도 큽니다.. 그런데 왜 일까요? | |||||||
스스로 하는 게 아니다.. 개미의 뇌는 이 글의 마침표만 한데, 이 작은 뇌로 들어간 어떤 괴이한 | |||||||
녀석'이 이렇게 하라고 조종을 한다. 이 녀석의 이름은 "창형흡충"이라는 기생충이다. | |||||||
녀석의 손아귀에 들어간 개미는 로봇이 되어 시키는대로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해질녘 풀잎 | |||||||
끝일까? | |||||||
개미 뇌 속에 있는 녀석은 소나 양에게 먹혀야 고향인 소나 양의 간으로 갈수 있는데 가장 | |||||||
잘 먹힐 수 있는 장소가 여기고, 해질녘에만 매달리는 것 역시 초식동물들이 신선한 저녁나절 | |||||||
풀을 많이 뜯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 일이 뜻대로 안 될 수 있어 그렇게 해도 실패할 수 있다. | |||||||
녀석들은 낙담하지 않는다. 그럴 수 있다는듯 개미를 깨워 집으로 돌아가게 한다. | |||||||
그리고 다음 날 다시 시도한다. | |||||||
개미를 희생시켜 고향으로 간 녀석들은 그기서 영양분을 훔쳐 먹으며 살다 때가 되면 알을 | |||||||
낳아 배설물을 통해 밖으로 내보낸다. 고향에서는 살기가 마땅치않은 까닭이다. | |||||||
밖으로 나간 알들은 정말이지 기가 막힌 여정을 시작한다. 달팽이들이 소의 배설물을 먹을 때 | |||||||
달팽이 속으로 들어간 녀석들은 따뜻하고 안전한 달팽이 창자 속에서 부화한다. | |||||||
그러다 때가 되면 허파로 몰려가 '난리'를 쳐서 달팽이에게 '재채기' 비슷한 걸 하게끔 한다. | |||||||
끈끈한 액체와 함께 밖으로 튀어 나오려는 방법이다. 다음 일정도 다 계획되어 있다. | |||||||
부지런한 개미들이 먹이인줄 알고 가져갈 때 개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녀석들은 여기서 | |||||||
때가 되면 개미 머리에 모이는데, 모였다가 한두 녀석만 남고 다들 창자로 이동한다. | |||||||
어떤 과정을 거쳐 우가 선발되는지는 모르지만 남은 녀석은 다른 동료를 위해 개미를 로봇으로 | |||||||
만드는 조종사가 되어 잎 끝에 매달리도록 한다. 동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게끔 수고를 | |||||||
아끼지 않는 것이다. 1mm밖에 안 되기에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뇌가 제대로 있는 것도 | |||||||
아닐 텐데 어떻게 이런 복잡한 생존전략를 만들어 내는지 놀라울 뿐이다. | |||||||
누군가의 그럴듯한 말이나 욕심 같은 것들이 개미를 조종하는 녀석들이 그러는 것처럼 | |||||||
우리를 우리도 모르게 어디론가 이끌고 간다. 그러니까 한번쯤 생각해보자. | |||||||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온전히 나 스스로 하는 것일까??? | |||||||
(서광원의 자연과 삶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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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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