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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3 11:19

정겹고 한 많은 보릿고개

흐르는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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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손잡고 벽을 넘는 자유로운 일상 ‘88올림픽’ 시절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1일 학부형 교사 할 때다. 해맑고 또렷한 눈으로 쳐다보는 2학년 장군·공주천사들 앞 교실 교단에 서니 긴장되고 떨린다. 칠판에 흰 분필로 오늘의 주제 ‘보릿고개’ 크게 썼다

두 갈래머리 딴 여학생이 대뜸 하는 말 “고개이름 예쁘다.” 보릿고개 어딘가요. 이번 주말 아빠와 엄마 놀러 가야지 하는 것이다. 나는 말문이 막혀 한참 있다가 다 듣고 질문하라며 식은땀이 나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한 기억이 난다.

자주 가는 백 년 넘은 천주교 성지 성모당 해마다 이맘때 봄철에는 동산인 효성여고 옛터 따라 고갯길 오르면 백 년 전에는 보리밭 연상을 하면 보릿고개 아늑하고 정겨운 그 여학생 성모당 보릿고개 말도 맞다. 애절한 목소리 진성의 보릿고개 노랫말에 선조들의 젖 배고픈 가난한 삶 공부다.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 시린 보릿고개길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의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 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조상님에게는 뼈아픈 고난이 후세 우리는 배부른 호강을 한다.

흰 쌀밥에 고깃국 귀하던 배고픈 시절 식량이 떨어진 봄에 산에 가서 나무껍질 산머루 먹고 살았다니 다들 고개를 저으며 말도 되지도 않는 동화 이야기라며 쑥덕거리며 집중 안 한다. 50분 강의 나 홀로 원맨쇼 일일교사 한 기분이며 선생님 우러러 보인다.

보릿고개 근대화 시절 초등학교 다닐 때 여학생들이 운동장 양지바른 버드나무 아래 고무줄 넘나들며 따라 부르던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고향 땅 산야가 꿀단지 아카시아 꽃 보리밭 천지 시골 생각이 짠하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읍사무소 앰프가 새벽 단잠 날린다. 새마을운동이 원조를 받는 빈민국 우리나라를 부자의 나라로 만들었다. ‘배고파 못 살겠다’ 가 선거 구호다. 춘궁기 봄만 되면 식량 떨어져 산머루 칡뿌리, 들에 메뚜기 잡아 볶아 먹고 허기 채운 보릿고개 겪었다.

고개도 걷고 명상도 하는 가까운 성모당 자주 간다. 건강, 취업, 입시, 창업 번창되고 코로나 퇴치 소원성취도 이루어진다고 기도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 바로 아래 성직자 묘역이 있는데 입구 기둥에 라틴어로 ‘HODIE MIHI, CRAS TIBI’ 글자가 동판에 새겨져 있다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 글을 보고 귓전을 때린다. 갈 때는 부자나 가난하나 모두 비우고 하늘나라 가는 누구나 저승 보릿고개 넘는 생각에 눈시울 뜨겁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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